옴, 그리고 완성된 미소 — 싯다르타 줄거리 6화 (결말)

아들을 잃은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동안, 싯다르타의 눈은 조금씩 달라져 있었습니다.

강을 건너는 평범한 사람들의 욕심과 집착을 더는 내려다보지 않게 된 것입니다.

오히려 그는 그들의 삶 속에서 결코 부서지지 않는 어떤 생명력을 발견합니다.

깨달은 자와 그렇지 않은 자를 가르는 것은 대단한 무언가가 아니라,

다만 모든 생명이 결국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아는지 모르는지의 차이일 뿐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아들에 대한 그리움만큼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그는 결국 배를 몰아 도시를 향해 나아갑니다.

강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서 아버지를 발견하는 싯다르타

그런데 조용히 흐르는 강물에 얼굴을 비추어 보던 순간, 그는 낯익은 얼굴 하나를 마주합니다.

다름 아닌 아버지의 얼굴이었습니다.

그 순간 그는 깨닫습니다.

자신이 오래전 아버지를 떠나며 안겼던 그 아픔을, 이제는 아들을 통해 고스란히 되돌려받고 있다는 것을요.

그는 조용히 뱃머리를 돌려 오두막으로 돌아옵니다.

그날 밤, 싯다르타는 바주데바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습니다.

초라한 질투와 아물지 않은 상처, 부질없는 소망까지도요.

묵묵히 귀 기울이는 바주데바의 모습이 마치 강물 그 자체처럼, 영원 그 자체처럼 느껴졌습니다.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바주데바는 그를 강가로 이끌어 함께 물소리에 귀 기울이자고 청합니다.

강물 속에서 싯다르타는 낯익은 얼굴들을 봅니다.

아버지, 아들, 그리고 사랑했던 모든 이들이 하나로 뒤섞여 흐르고 있었습니다.

저마다의 갈망과 고통을 품은 채로요.

기쁨과 슬픔, 선함과 악함이 뒤섞인 수천의 목소리가 마침내 하나로 모이는 순간,

그 모든 소리는 단 하나의 말로 귀결되었습니다.

완성을 뜻하는 그 말, ‘옴’이었습니다.

그 순간 싯다르타는 운명과 싸우기를 멈춥니다.

세상의 조화 속에 자신을 온전히 내맡긴 채, 마침내 빛나는 평온에 이릅니다.

그런 그를 바라보던 바주데바는 조용히 미소 지으며 이제 자신의 역할은 끝났다고 말합니다.

늙은 뱃사공은 평화로운 걸음으로 숲을 향해 걸어가, 그렇게 조용히 자취를 감춥니다.

노년의 고빈다와 뱃사공 싯다르타의 재회

세월이 흘러, 여전히 진리를 찾아 헤매던 고빈다가 현자로 소문난 늙은 뱃사공을 찾아옵니다.

한참을 대화한 뒤에야 그는 자신 앞에 있는 사람이 오랜 벗 싯다르타임을 알아챕니다.

싯다르타는 그런 그에게 조용히 이릅니다.

오직 무언가를 찾으려는 마음에만 사로잡히면, 정작 눈앞에 있는 것을 발견할 여유를 잃어버리고 만다고요.

목표에만 몰두하는 이는 그 목표 말고는 아무것도 보지 못하게 되니까요.

다음 날 아침, 길을 나서기 전 고빈다는 마지막으로 가르침을 구합니다.

싯다르타는 지식은 말로 전할 수 있지만, 참된 지혜만큼은 언어로 옮길 수 없다고 답합니다.

시간이라는 것도 사실은 우리를 속이는 허상일 뿐이며,

세상은 윤회와 열반, 선과 악으로 나뉘어 완성을 향해 가는 미완의 상태가 아니라

이미 매 순간 그 자체로 완전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발밑의 돌 하나를 주워 듭니다.

“이 돌은 언젠가 흙이 되고, 다시 풀이 되거나 짐승이 되거나 사람이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이 돌이 무엇이 될 수 있어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이미 돌이라는 사실 그 자체로 사랑스럽습니다.”

관념이나 가르침으로 세상을 재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그가 마침내 다다른 진리였습니다.

고빈다는 그 말이 붓다의 가르침과 어딘가 어긋난다고 느꼈습니다.

그럼에도 싯다르타의 고요한 얼굴과 미소에서, 붓다에게서 느꼈던 것과 똑같은 성스러움을 직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전히 마음의 불안을 떨치지 못한 그는 마지막으로 간청합니다.

무언가 붙잡을 만한 것을 하나만 달라고요.

그러자 싯다르타는 말없이 고빈다에게 다가와 자신의 이마에 입 맞춰 달라고 말합니다.

고빈다가 그 이마에 입술을 대는 순간, 시간과 자아의 경계가 무너져 내립니다.

그는 싯다르타의 얼굴 위로 수많은 존재의 얼굴이 겹쳐 흐르는 것을 봅니다.

짐승과 갓난아기, 살인자와 연인이 태어나고 죽어가며, 고통과 환희가 끊임없이 자리를 바꾸었습니다.

그 모든 형상이 하나로 녹아드는 그 위로,

마침내 붓다에게서 보았던 것과 똑같이 자애롭고 완전한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고빈다는 그 앞에 깊이 엎드립니다.

벅찬 경외심과 사랑에 겨워,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오랜 방황 끝에, 그는 마침내 자신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것을 바로 눈앞에서 발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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