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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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 Jul, 2026
노인과 바다 줄거리 6화: 뼈만 남은 귀환 (완결)
import CoupangButton from '../../components/CoupangButton.astro'; "생각을 해야 해." 노인은 스스로에게 말했습니다. 물고기를 죽인 것이 죄였는지 자문했지만, 살기 위해서, 그리고 많은 사람을 먹이기 위해서였다는 데 생각이 이르렀습니다. 그는 어부로 태어났고, 저 물고기는 물고기로 태어났을 뿐이었습니다. 살아 있을 때도 죽은 뒤에도 그를 사랑했으니, 사랑한다면 죽이는 일이 죄는 아닐 거라고 그는 스스로에게 되뇌었습니다. 그는 상어에게 물어뜯긴 살점 한 조각을 떼어 씹었습니다. 단단하고 육즙이 배어 있어 시장에서도 최고가를 받을 만한 맛이었지만, 그 냄새가 물속으로 퍼지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었습니다. 두 시간쯤 항해했을 때, 삽코상어 두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노인은 칼을 묶은 노를 들고 맞섰습니다. 한 마리는 뇌와 척수가 이어지는 지점을 찔러 처치했고, 다른 한 마리도 몸을 기울여 몇 번이나 찔러 넣은 끝에 물리쳤습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살점 4분의 1가량을 이미 빼앗긴 뒤였습니다. "이렇게 멀리까지 나오지 말았어야 했어, 물고기야." "미안하다." 그가 말했습니다. 그 순간부터 노인은 물고기가 아니라, 남은 것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오후 늦게 나타난 삽코상어와 싸우다 칼날이 부러졌습니다. 해가 질 무렵에는 두 마리 갈라노스가 다시 다가왔고, 노인은 부러진 노의 손잡이를 곤봉 삼아 맞섰습니다. 뼈가 부딪히는 감촉을 느끼며 몇 번이고 내리친 끝에 두 마리를 물리쳤지만, 이제 더는 상어를 막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밤이 되자 상어들이 무리 지어 몰려왔습니다. 곤봉은 상어에게 물려 사라졌고, 그는 방향타를 뽑아 양손으로 휘둘렀습니다. 방향타마저 부러지자 부러진 손잡이 끝으로 마지막 상어를 찔러 물리쳤습니다. 더 이상 뜯어먹을 살이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이 그 밤의 마지막 습격이었습니다. 노인은 이제 돌이킬 수 없이 패배했다는 걸 알았습니다. 부러진 방향타 끝을 대충 맞춰 배를 조종하며, 아무 생각도 감정도 없이 항구로 향했습니다. 밤새 상어들이 남은 뼈대를 마저 뜯어먹었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배는 너무도 가볍게 앞으로 나아갔습니다.항구에 배를 대고 돛대를 어깨에 멘 채 언덕을 오르며, 그는 뒤돌아 가로등 불빛에 비친 물고기의 거대한 꼬리와 하얗게 드러난 등뼈를 보았습니다. 언덕을 오르는 내내 다섯 번이나 주저앉아야 할 만큼 그는 지쳐 있었습니다. 오두막에 돌아와 물 한 모금을 마신 뒤, 신문지 위에 엎드려 팔을 뻗은 채 잠들었습니다. 아침에 찾아온 소년은 노인의 손을 보고 울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후 해변으로 내려가자, 어부들이 배 옆에 남은 거대한 뼈대를 둘러싸고 길이를 재고 있었습니다. 코부터 꼬리까지 18피트나 되는 크기였습니다. 노인의 안부를 묻는 어부들에게 소년은 조용히 말했습니다. "주무세요. 아무도 깨우지 마세요." 소년은 다시 오두막으로 돌아와 노인이 깨어나기를 기다렸고, 잠시 후 따뜻한 커피를 가져왔습니다. 노인이 깨어나자 소년이 뜨거운 커피를 건넸습니다. "그놈들이 날 이겼어, 마놀린. 정말로 날 이겼어." 노인이 말했습니다. "물고기가 이긴 게 아니에요." 소년이 답했고, 노인도 그건 그 이후의 일이었다고 인정했습니다. 소년은 창을 갖고 싶다고 말했고, 노인은 흔쾌히 내주었습니다. 다시 함께 낚시하자는 소년의 제안에 노인은 처음엔 자신이 운 없는 사람이라며 손사래를 쳤지만, 소년은 운 같은 건 자신이 가져오겠다고 답했습니다. 노인은 가슴 안쪽에서 뭔가 부러진 느낌이 들었다고, 밤중에 이상한 것을 뱉었다고 소년에게 털어놓았습니다. 소년은 음식과 신문, 약을 가져다주겠다며 오두막을 나섰고 산호길을 걸어 내려가며 다시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날 오후, 테라스에 있던 관광객 한 여자가 물속에서 흔들리는 거대한 흰 등뼈를 발견하고 웨이터에게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상어예요." 웨이터가 답했습니다. 그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하려 했지만, 여자는 그저 상어 꼬리가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줄은 몰랐다고 말할 뿐이었습니다. 사흘 밤낮의 싸움은, 낯선 사람의 눈에는 그저 상어의 흔적일 뿐이었습니다.언덕 위 오두막에서 노인은 다시 잠들어 있었습니다. 소년이 곁을 지키는 가운데, 노인은 다시 사자들 꿈을 꾸었습니다. 그렇게 노인의 항해는 끝났지만, 어떤 싸움은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끝까지 살아내기 위해 존재한다는 여운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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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 Jul, 2026
노인과 바다 줄거리 5화: 작살, 그리고 첫 번째 상어
물고기는 큰 원을 그리며 서서히 돌기 시작했습니다. 줄이 따라오지 않을 때마다 그는 버텼고, 다시 풀려나가면 그대로 내주기를 반복했습니다. 두 시간이 지나자 온몸이 땀에 젖고 뼛속까지 지쳤지만, 원은 점점 짧아지고 있었습니다. 눈앞에 검은 점이 아른거리고 두 차례나 어지러움을 느꼈지만, 그는 이런 물고기 하나에게 지고 죽을 수는 없다며 신에게 힘을 청했습니다. 주기도문과 성모송을 각각 백 번씩 바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은 기도조차 끝까지 외울 수 없을 만큼 그의 몸은 한계에 다다라 있었습니다. 세 번째 원을 그릴 때, 노인은 처음으로 물고기의 전체 모습을 보았습니다. 배 밑을 지나가는 데 오래 걸릴 만큼 커서, 그 길이를 도무지 믿을 수 없었습니다. 연한 라벤더빛 꼬리가 낫보다 높이 솟아올랐고, 거대한 자줏빛 줄무늬 몸통과 그 주위를 헤엄치는 회색 빨판상어 두 마리도 보였습니다. 사흘 만에 처음 마주한 그 모습 앞에서 노인은 두려움보다 경외를 느꼈습니다. 그는 머리가 아니라 심장을 노려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되뇌며 여러 차례 줄을 끌어당겼습니다. 물고기는 그때마다 옆으로 살짝 기울다가도 다시 몸을 바로 세우고 헤엄쳐 갔습니다. "물고기야, 너는 어차피 죽어야 해. 나까지 죽여야겠니?" 노인이 말했습니다. 실패가 거듭될수록 그는 상대를 향한 원망보다 존경에 가까운 마음을 품었습니다. "너처럼 위대하고 아름답고 침착한 존재는 본 적이 없다, 형제여." 몇 번의 시도가 더 이어지고 손은 이미 뭉개질 대로 뭉개진 채였습니다. 그는 남은 힘과 마지막 자존심까지 모두 끌어모아 마지막으로 물고기를 끌어당겼습니다. 마침내 물고기가 옆으로 완전히 기울며 뱃전 가까이 미끄러져 들어왔고, 노인은 작살을 높이 들어 가슴지느러미 뒤쪽을 향해 온 힘을 다해 내리꽂았습니다. 물고기는 마지막 힘을 다해 물 위로 높이 솟아올랐다가 물속으로 떨어지며 배 전체에 물보라를 흩뿌렸습니다. 물보라가 가라앉자, 물고기는 은빛 배를 드러낸 채 뒤집혀 떠 있었고 심장에서 흘러나온 피가 바다를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나는 지친 늙은이다." 노인이 뱃머리 나무에 대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이 물고기를, 나의 형제를 죽였고 이제 남은 일을 해야 해." 그는 아가미로 로프를 통과시켜 주둥이와 꼬리를 뱃전에 단단히 묶었습니다.물고기는 원래의 자줏빛에서 은빛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1,500파운드는 거뜬히 넘을 물고기를 보며, 노인은 오늘만큼은 위대한 디마지오도 자신을 자랑스러워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돛을 올려 남서쪽으로 뱃머리를 돌렸습니다. 손과 등의 감각을 통해서만 이 모든 일이 꿈이 아니라는 걸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승리는 아직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한 시간 뒤, 첫 번째 상어가 물고기를 덮쳤습니다. 검은 피 냄새를 감지하고 깊은 곳에서 곧장 솟아오른 거대한 마코상어였습니다. 등은 청새치처럼 짙은 청색이었고, 안으로 휘어진 이빨은 갈고리처럼 안으로 휘어 면도날같이 날카로웠습니다. 노인은 상어가 벌린 입과 딸깍거리는 이빨을 향해, 뇌가 있는 자리를 겨냥해 온 힘을 다해 작살을 내리꽂았습니다. 상어는 이미 죽었으면서도 로프를 몸에 두 바퀴나 휘감으며 요동쳤고, 결국 로프가 끊어지며 작살과 함께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습니다. "저놈이 40파운드쯤 뜯어갔군." 노인이 말했습니다. 작살도 로프도 잃었고, 물고기는 다시 피를 흘리기 시작했으니 다른 상어들이 몰려올 것이 분명했습니다. 물어뜯긴 물고기를 바라보는 일은, 마치 자신의 살이 뜯겨나가는 것처럼 괴로웠습니다. 그는 자신이 본 것 중 가장 큰 상어를 죽였다는 사실만은 스스로에게 되새겼습니다. "인간은 패배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어. 인간은 파괴될 순 있어도 패배하지는 않아." 그가 말했습니다. 그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노인이 이 고독한 대결 끝에 무엇을 마주하게 될지 마지막 화에서 확인해 보세요. ☕ 8가지 깊은 풍미, 일킬로 드립백 커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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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 Jul, 2026
노인과 바다 줄거리 4화: 마침내 드러난 거대한 몸
낚싯줄이 천천히 위를 향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올라온다. 손아, 제발 올라와다오." 노인이 말했습니다. 마침내 배 앞쪽 바다가 불쑥 솟구치더니 물고기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자줏빛 머리와 등, 연한 라벤더색 줄무늬가 햇빛 속에서 눈부시게 빛났고, 야구 방망이만큼 긴 검이 물 밖으로 완전히 드러났습니다. 배보다 2피트는 더 긴 몸이었습니다. 물고기는 다이빙 선수처럼 매끄럽게 다시 물속으로 사라졌고, 그 순간 낚싯줄이 다시 빠르게 풀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사흘 가까이 이어진 씨름 끝에 처음 마주한 상대의 실체는, 노인의 상상보다도 훨씬 크고 위엄이 있었습니다. 해가 저물 무렵 노인은 오래전 일을 떠올리며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습니다. 카사블랑카의 어느 술집에서 시엔푸에고스 출신의 힘센 남자와 팔씨름을 벌인 적이 있었습니다. 하루 낮 하루 밤을 꼬박 버틴 끝에 상대의 손을 눕히고 승리를 거두었고, 그날 이후 사람들은 그를 "챔피언"이라 불렀습니다. 그날의 승부를 떠올리는 건, 지금 이 싸움 역시 끝까지 버티는 쪽이 이긴다는 걸 스스로에게 되새기려는 몸짓이었습니다. 날이 저물기 직전, 노란 사르가소 해초 지대를 지나던 배의 작은 줄에 만새기 한 마리가 걸렸습니다. 노인은 오른손으로 큰 낚싯줄을 붙든 채 왼손으로 만새기를 끌어올려 머리를 쳐 기절시켰습니다. 큰 물고기는 겉으로는 변함없어 보였지만 손끝에 전해지는 속도로 그는 상대가 조금씩 지쳐가고 있음을 알아챘습니다.별이 하나둘 떠오르자 노인은 그 물고기를 향해 말을 건넸습니다. 이런 물고기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면서도, 자신은 결국 그를 죽여야 한다고 되뇌었습니다. 별을 죽이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게 다행이라는 그의 혼잣말에는 상대를 존중하면서도 끝내 이겨야 하는 어부의 운명이 담겨 있었습니다.밤이 깊어지자 노인은 오른손에 온 체중을 실은 채 뱃머리에 기대어 잠이 들었습니다. 짝짓기 철을 맞은 거대한 돌고래 떼가 나오는 꿈, 마을의 침대에서 추위에 떠는 꿈을 지나, 마침내 노란 해변으로 사자들이 내려오는 꿈에 이르렀습니다. 뱃머리에 턱을 괴고 더 많은 사자가 나타나길 기다리며 행복해하던 그 꿈은, 젊은 시절 아프리카 해안을 오갔던 노인의 기억 속 가장 평화로운 풍경이었습니다. 달이 높이 떠 있을 때도 그는 계속 잠들어 있었고, 물고기는 여전히 꾸준히 배를 끌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오른쪽 주먹이 자신의 얼굴을 때리는 충격과 함께 낚싯줄이 손바닥을 태우듯 미끄러져 나가는 느낌에 깨어났습니다. 왼손엔 감각이 없었지만 오른손으로 제동을 걸었고, 곧 양손 모두 낚싯줄이 파고드는 통증을 견뎌야 했습니다. 그 순간 물고기가 바다를 가르며 몇 번이고 뛰어올랐습니다. "소년이 있었으면." 그는 생각했습니다. 도약이 배고픔 때문인지 밤중에 놀란 탓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 갑작스러운 몸부림은 지금까지 침착하던 상대의 낯선 얼굴이었습니다. 줄이 더디게 풀려나가기 시작하자, 노인은 이제 곧 물고기가 원을 그릴 거라 짐작했습니다. 그는 얼굴에 묻은 만새기 살점을 바닷물로 씻어내고, 오른손도 담가 첫 새벽빛이 밝아오는 걸 지켜보았습니다. 손을 꺼내 살펴본 그는 "나쁘지 않다"며 고통은 사내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스스로에게 일렀습니다. 정신이 흐릿해지는 걸 느끼며 남은 날치 한 마리를 뼈까지 꼼꼼히 씹어 삼켰습니다. 바다로 나온 지 사흘째 아침, 물고기는 마침내 원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이틀 밤낮을 버텨온 끝에, 진짜 승부가 눈앞으로 다가온 순간이었습니다. 5화에서는 낚싯줄이 미세하게 느슨해지는 찰나를 포착한 노인의 진짜 승부가 펼쳐집니다. 🍵 고전의 여운을 향기로운 차 한 잔과 함께,런던프룻앤허브 티 컬렉션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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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 Jul, 2026
노인과 바다 줄거리 3화: 밤바다의 사투
밤이 깊어지자 배 주위로 돌고래 두 마리가 다가왔습니다. 물을 튀기며 구르고 숨을 내뿜는 소리만으로도 노인은 어느 쪽이 암컷이고 어느 쪽이 수컷인지 알아차렸습니다. "저 녀석들은 착해." 그가 말했습니다. 날치처럼 형제나 다름없다고 여기는 그의 말에는, 평생 바다와 함께 살아온 사람만의 다정함이 배어 있었습니다. 문득 노인은 자신이 걸어 올린 이 거대한 물고기가 가엾어졌습니다. 얼마나 나이 든 놈일지, 왜 뛰어오르지 않는 건지 궁금해하다가, 어쩌면 너무 영리해서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노인에게 물고기는 단순한 사냥감이 아니라, 끝까지 존중해야 할 상대였습니다.날이 밝기 전, 뒤쪽에 드리운 미끼 하나를 무언가 물어 막대가 부러지고 줄이 빠르게 풀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노인은 어둠 속에서 칼을 꺼내 왼쪽 어깨로 무게를 받아내며 그 줄을 잘라내고 예비 코일들의 끝을 이어 묶어 여섯 개로 늘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물고기가 갑자기 요동치는 바람에 얼굴이 앞으로 쏠렸고, 눈 밑이 베여 피가 흘렀습니다. 어둠 속에서 상처를 추스를 틈도 없이 줄을 다잡는 모습은 이 싸움이 결국 몸으로 버텨내야 하는 싸움임을 보여줍니다. 새벽빛이 비칠 무렵 낚싯줄은 곧게 뻗어 있었고, 해가 떠오르자 물고기는 여전히 지치지 않은 듯했습니다. 낮이 되어 지친 휘파람새 한 마리가 배에 내려앉았다가 낚싯줄 위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몇 살이니? 이번이 첫 여행이니?" 노인이 새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잘 버티라는 말과 함께, 쉬고 싶은 만큼 쉬고 나면 운을 시험해봐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그 말은 새보다도 어쩌면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때 물고기가 다시 요동치며 노인을 뱃머리 쪽으로 끌어당겼고, 그 바람에 놀란 새는 날아가 버렸습니다. 오른손에서 피가 흐르는 걸 발견한 노인은 바닷물에 손을 담가 씻어냈습니다. 그는 앞으로 가장 필요할 손이 벌써 다쳤다는 사실이 못마땅했습니다. 그는 다랑어를 갈고리로 끌어당겨 쐐기 모양으로 여섯 조각을 잘라냈습니다. 돌고래보다 덜 달고 기운이 난다며 손이 풀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천천히 씹어 삼켰습니다. 하지만 왼손은 끝내 풀리지 않고 뻣뻣하게 굳어버렸습니다. 그는 오른팔로만 버티기로 하며, 이 물고기가 앞으로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제발 쥐가 풀리게 해달라고 되뇌었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던 그는 자신이 얼마나 철저히 혼자인지 실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어둠 속에서 빛나는 물빛과 곧게 뻗은 낚싯줄만은 또렷이 볼 수 있었습니다. 종교적인 사람은 아니라고 늘 생각해왔지만, 그는 이 물고기를 잡을 수만 있다면 주기도문과 성모송을 각각 열 번씩 바치고 코브레의 성모께 순례를 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너무 지친 나머지 기도문조차 제대로 떠오르지 않았지만, 기도를 마치고 나자 고통은 그대로여도 마음만은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그에게 기도는 믿음보다 버티기 위한 힘이었습니다. 뱃머리 나무에 몸을 기댄 채 굳은 손가락을 기계적으로 움직이던 바로 그때, 오른손이 낚싯줄의 미묘한 변화를 느꼈습니다.줄이 천천히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팽팽하게 당겨진 낚싯줄 끝, 수면 위로 마침내 거대한 형체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4화에서 확인하세요. ☕ 풍부한 향을 담은 예가체프 드립백 커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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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 Jul, 2026
노인과 바다 줄거리 2화: 청새치를 걸다
달이 아직 언덕을 넘기 전, 산티아고는 어둠 속을 가르며 항구를 빠져나갔습니다. 다른 배들도 저마다 조용히 흩어져 각자의 바다로 향했고, 들리는 소리라곤 노가 물살을 가르는 소리뿐이었습니다. 노인은 오늘 멀리 나갈 작정이었습니다. 어부들이 '대형 우물'이라 부르는 곳을 지나며 물속에 이는 만류초의 인광을 보았습니다. 해류가 가파른 해저 절벽에 부딪혀 소용돌이치는 이곳은 온갖 물고기가 모여드는 곳이었습니다. 동이 틀 무렵, 그는 날치들이 물 위로 튀어 오르는 떨림 같은 소리를 들었습니다. 날치는 바다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 같은 존재였습니다. 반면 먹이를 찾아 온종일 헤매지만 좀처럼 찾지 못하는 제비갈매기를 볼 때면 마음이 쓰였습니다. 바다는 이렇게 다정하고 아름다운데, 어째서 갑자기 그토록 잔인해지는지 노인은 오래도록 궁금해했습니다. 그는 바다를 늘 "라 마르"라 불렀습니다. 스페인어로 바다를 사랑하는 이들이 쓰는 이름이었습니다. 모터보트를 탄 젊은 어부들은 바다를 남성형인 "엘 마르"라 부르며 경쟁 상대나 적으로 여겼지만, 노인에게 바다는 언제나 여성이었습니다. 큰 은혜를 베풀기도 하고 때로는 그러지 않기도 하는 존재, 설령 사납게 굴어도 그건 어쩔 수 없어서 그런 것이라 여겼습니다. 이 오래된 호칭에는 평생 바다와 함께 살아온 사람만이 품을 수 있는 체념과 애정이 함께 담겨 있었습니다. 날이 밝을 무렵 그는 이미 예상보다 멀리 나와 있었습니다. 미끼 네 개를 각각 40길, 75길, 100길, 125길 아래로 드리우고, 정어리로 바늘 전체를 정성껏 감싸두었습니다. 다른 어부들은 해류에 줄을 그냥 맡겨 정작 몇 길에 드리웠는지도 모르곤 했지만, 노인은 언제나 정확하게 깊이를 맞추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습니다. 운보다 정확함을 믿는 편이 낫다고, 그래야 행운이 찾아왔을 때 붙잡을 수 있다고 그는 믿었습니다.저 멀리 하늘에서 군함조 한 마리가 원을 그리며 날고 있었습니다. 먹잇감을 찾고 있다는 걸 알아챈 노인은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그 방향으로 꾸준히 노를 저었습니다. 군함조가 다시 급강하했을 때, 날치들이 필사적으로 물 위로 튀어 오르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돌고래 떼였습니다. 노를 배 안에 들이고 작은 낚싯줄을 던지자 곧 작은 다랑어 한 마리가 걸렸고, 그는 이 알바코어가 미끼로 쓸모가 있으리라 여겼습니다. 돌고래 떼는 이미 멀리 달아났지만, 그 근처 어딘가에 자신이 찾는 큰 물고기가 있으리라는 믿음만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해가 완전히 떠오르자 물빛은 짙은 남색으로 변했고, 물속에는 붉은 플랑크톤이 흩날리고 있었습니다. 이는 물고기가 가까이 있다는 신호였습니다. 정오 무렵, 백 길 아래에서 무언가가 조심스럽게 미끼를 건드렸습니다. 청새치가 정어리를 물고 있다는 걸 노인은 곧바로 알아챘고, 청새치가 아무런 저항도 느끼지 않도록 손가락 사이로 낚싯줄을 조금씩 흘려보냈습니다. "먹어라, 물고기야. 제발 먹어다오." 그는 소리 내어 말했습니다. 가벼운 당김이 몇 번이고 이어진 끝에, 마침내 단단하고 묵직한 무게가 느껴졌습니다. 좋은 일은 입 밖에 내지 않는 편이 낫다고 믿었던 그는 물고기가 완전히 미끼를 삼킬 순간을 말없이 기다렸습니다. 무게가 아래로 곧게 떨어지자 그는 짧게 중얼거렸습니다. "물었다." 그 후 침착하게 예비 코일을 이어 묶었습니다. 이제 그에게는 마흔 길짜리 예비 코일이 세 개나 더 남아 있었습니다. 충분히 삼키게 한 뒤 단숨에 끝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는 양손으로 있는 힘껏 낚싯줄을 잡아당겼습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물고기는 그저 천천히 멀어져 갔고, 노인은 단 한 뼘도 끌어당길 수 없었습니다. 팽팽해진 줄에서 물방울이 튀어 오를 정도였고, 배는 서서히 북서쪽으로 밀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소년이 있었으면 좋았을걸." 노인이 중얼거렸습니다. "물고기한테 끌려다니는 신세라니, 내가 밧줄 감는 기둥이 된 셈이군." 정오에 걸려든 그 물고기의 모습을 노인은 아직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줄 끝에서 전해지는 무게만으로도, 그것이 평생 맞닥뜨린 어떤 물고기와도 다른 상대라는 걸 그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이제 막 막을 올린 노인과 물고기의 치열한 사투, 그 숨 막히는 전개를 3화에서 확인해 보세요. ☕ 독서 후 한 잔, 다양한 풍미의 일킬로 드립백 커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