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줄거리 3화: 밤바다의 사투
- Zipyears
- 08 Jul, 2026
밤이 깊어지자 배 주위로 돌고래 두 마리가 다가왔습니다.
물을 튀기며 구르고 숨을 내뿜는 소리만으로도 노인은 어느 쪽이 암컷이고 어느 쪽이 수컷인지 알아차렸습니다.
“저 녀석들은 착해.” 그가 말했습니다.
날치처럼 형제나 다름없다고 여기는 그의 말에는, 평생 바다와 함께 살아온 사람만의 다정함이 배어 있었습니다.
문득 노인은 자신이 걸어 올린 이 거대한 물고기가 가엾어졌습니다.
얼마나 나이 든 놈일지, 왜 뛰어오르지 않는 건지 궁금해하다가,
어쩌면 너무 영리해서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노인에게 물고기는 단순한 사냥감이 아니라, 끝까지 존중해야 할 상대였습니다.

날이 밝기 전, 뒤쪽에 드리운 미끼 하나를 무언가 물어 막대가 부러지고 줄이 빠르게 풀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노인은 어둠 속에서 칼을 꺼내 왼쪽 어깨로 무게를 받아내며 그 줄을 잘라내고 예비 코일들의 끝을 이어 묶어 여섯 개로 늘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물고기가 갑자기 요동치는 바람에 얼굴이 앞으로 쏠렸고, 눈 밑이 베여 피가 흘렀습니다.
어둠 속에서 상처를 추스를 틈도 없이 줄을 다잡는 모습은 이 싸움이 결국 몸으로 버텨내야 하는 싸움임을 보여줍니다.
새벽빛이 비칠 무렵 낚싯줄은 곧게 뻗어 있었고, 해가 떠오르자 물고기는 여전히 지치지 않은 듯했습니다.
낮이 되어 지친 휘파람새 한 마리가 배에 내려앉았다가 낚싯줄 위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몇 살이니? 이번이 첫 여행이니?” 노인이 새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잘 버티라는 말과 함께, 쉬고 싶은 만큼 쉬고 나면 운을 시험해봐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그 말은 새보다도 어쩌면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때 물고기가 다시 요동치며 노인을 뱃머리 쪽으로 끌어당겼고, 그 바람에 놀란 새는 날아가 버렸습니다.
오른손에서 피가 흐르는 걸 발견한 노인은 바닷물에 손을 담가 씻어냈습니다.
그는 앞으로 가장 필요할 손이 벌써 다쳤다는 사실이 못마땅했습니다.
그는 다랑어를 갈고리로 끌어당겨 쐐기 모양으로 여섯 조각을 잘라냈습니다.
돌고래보다 덜 달고 기운이 난다며 손이 풀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천천히 씹어 삼켰습니다.
하지만 왼손은 끝내 풀리지 않고 뻣뻣하게 굳어버렸습니다.
그는 오른팔로만 버티기로 하며, 이 물고기가 앞으로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제발 쥐가 풀리게 해달라고 되뇌었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던 그는 자신이 얼마나 철저히 혼자인지 실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어둠 속에서 빛나는 물빛과 곧게 뻗은 낚싯줄만은 또렷이 볼 수 있었습니다.
종교적인 사람은 아니라고 늘 생각해왔지만,
그는 이 물고기를 잡을 수만 있다면 주기도문과 성모송을 각각 열 번씩 바치고 코브레의 성모께 순례를 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너무 지친 나머지 기도문조차 제대로 떠오르지 않았지만, 기도를 마치고 나자 고통은 그대로여도 마음만은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그에게 기도는 믿음보다 버티기 위한 힘이었습니다.
뱃머리 나무에 몸을 기댄 채 굳은 손가락을 기계적으로 움직이던 바로 그때, 오른손이 낚싯줄의 미묘한 변화를 느꼈습니다.줄이 천천히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팽팽하게 당겨진 낚싯줄 끝, 수면 위로 마침내 거대한 형체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4화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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