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술은 배운, 사랑할 수 없는 자 — 싯다르타 줄거리 3화

숲을 나선 싯다르타의 눈에 세상은 완전히 다른 얼굴로 다가왔습니다.

강가에서 만난 뱃사공은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그저 우정만을 청했는데, 그 소박한 마음에 싯다르타는 문득 깨닫습니다.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모두가 어딘가 고빈다를 닮았다는 것을요.

감사할 줄 알고, 아이처럼 순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었습니다.

마을을 지나던 어느 날, 한 여인이 그에게 넌지시 다가옵니다.

몸이 뜨겁게 반응하는 순간, 마음 깊은 곳에서 조용한 목소리 하나가 들려왔습니다.

“안 돼.” 그는 그 목소리에 몸을 돌려 다시 길을 나섭니다.

그림 3-1

도시에 다다른 그는 화려한 가마를 타고 지나가는 한 여인을 보고 걸음을 멈춥니다.

카말라라는 이름의, 이 도시에서 가장 유명한 기녀였습니다.

싯다르타는 그날로 수염을 깎고 머리에 향유를 발라, 사문의 흔적을 지웁니다.

그러고는 그녀를 찾아가 당돌하게 청합니다.

사랑의 기술을 가르쳐 달라고요.

카말라는 흥미롭게 그를 바라봅니다.

사문의 몰골로 나타나 사랑을 배우겠다는 이는 처음이었으니까요.

그녀는 웃으며 일러줍니다.

사랑이란 훔칠 수 있는 게 아니며, 자신과 어울리려면 좋은 옷과 신발, 그리고 재물이 필요하다고요.

싯다르타는 당황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즉흥시를 지어 바쳤고, 그 시로 그녀의 마음을 얻어 첫 입맞춤을 나눕니다.

카말라는 그의 남다른 지성에 이끌려, 부유한 상인 카마스와미에게 그를 소개합니다.

상인이 무엇을 할 줄 아느냐고 묻자 싯다르타는 담담히 답합니다.

“생각할 줄 알고, 기다릴 줄 알고, 단식할 줄 압니다.”

목표를 품은 사람은 마치 돌을 물에 던지면 가장 빠른 길로 가라앉듯,

애써 헤엄치지 않아도 세상일에 이끌려 저절로 나아간다는 것이 그의 믿음이었습니다.

카마스와미는 그 흔들림 없는 말투에 마음을 열었고, 싯다르타는 그렇게 새로운 삶의 문턱을 넘습니다.

카마스와미 밑에서 지내면서도 싯다르타의 마음은 온전히 장사에 있지 않았습니다.

이익이 나면 담담히 받아들였고, 손해를 보면 그저 웃어넘겼습니다.

거래보다는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 아이들과 나누는 농담 하나하나가 더 소중했어요.

그런 그의 태도는 손익을 셈에서 놓지 못하는 카마스와미를 자주 당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장사로 얻은 재물로 그는 매일같이 카말라를 찾아갔습니다.

그녀의 가장 뛰어난 제자이자 연인이 되어, 쾌락의 정교한 기술과 사랑을 나누는 법을 하나씩 배워갔지요.

무미건조한 사업보다 그녀와 보내는 시간에서 그는 훨씬 더 큰 생기를 느꼈습니다.

도시에 머물며 그는 돈과 명예, 작은 즐거움을 좇는 사람들을 조용히 지켜보았습니다.

그는 그들을 ‘아이 같은 사람들’이라 부르며 애정과 연민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바람이 부는 대로 이리저리 흔들리다 땅에 떨어지는 낙엽 같지만,

자신만은 정해진 궤도를 도는 별처럼 흔들리지 않는다고 믿었습니다.

그림 3-2

그러나 정작 그 자신도 모르는 사이, 변화는 조금씩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도공의 물레바퀴가 손을 뗀 뒤에도 한참을 돌다가 서서히 멈추듯이,

오랜 세월 사문으로 다져온 정신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느리게 힘을 잃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세속의 안일함이 그렇게 조금씩 그의 영혼을 무겁게 눌러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함께 누워 있던 카말라가 그의 지친 눈을 오래도록 들여다보며 말합니다.

당신은 내가 본 가장 훌륭한 연인이지만, 여전히 사문일 뿐이다.

당신은 그 누구도, 심지어 자신조차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니까.

싯다르타는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사실일지도 모른다고, 오히려 담담히 인정했습니다.

그와 그녀 같은 사람들에게 사랑은 배워서 익히는 기술일 뿐,

자신을 온전히 내던져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오직 아이 같은 사람들만이 지닌 비밀이라고요.

그 말을 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부러움 같기도 서글픔 같기도 한 여운이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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