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신사가 되다! 첫 친구 허버트와의 만남 — 위대한 유산 줄거리 4화
- Zipyears
- 05 Jul, 2026
기대했던 런던, 실망스러운 런던
마차에서 내려 처음 마주한 런던은 핍의 상상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거리는 좁고 시끄러웠고, 곳곳에는 지저분한 풍경이 이어졌습니다.
재거스를 기다리며 홀로 거닐다 마주한 스미스필드 도살장과 뉴게이트 감옥은 그 첫인상을 더욱 음산하게 만들었습니다.
신사가 되기 위해 찾아온 도시가 처음 내민 얼굴은 하필 죽음과 처벌의 냄새로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훗날 핍이 얻게 될 행운과, 그 행운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미리 암시하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지금의 핍에게는 그저 불쾌한 우연처럼 지나갈 뿐이지만, 그 냄새는 오래도록 그의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
재거스는 핍에게 넉넉한 생활비를 지급하고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는 상점 목록을 건네줍니다.
그러면서도 지출이 지나치면 자신이 제동을 걸겠다고 담담히 말합니다.
도움은 아끼지 않지만 감정은 철저히 배제하는 재거스다운 태도였습니다.
낯익은 얼굴, 허버트 포켓
핍이 머물게 된 바나드 여관은 낡고 음침한 분위기의 건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그를 맞이한 사람은 뜻밖에도 낯익은 얼굴이었습니다.
예전 새티스 하우스 마당에서 다짜고짜 싸움을 걸었던 소년, 허버트 포켓이었던 것입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알아보고 반갑게 웃음을 터뜨립니다.
허버트는 형편은 넉넉하지 않지만
언제나 “머지않아 큰돈을 벌게 될 거야.”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며 살아가는 청년입니다.
무엇보다 그는 핍의 출신을 알고도 조금도 개의치 않는 몇 안 되는 사람이었습니다.
덕분에 핍은 허버트 앞에서만큼은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편하게 물어볼 수 있었습니다.
저녁 식탁에서 들은 이야기

그날 저녁, 허버트는 식사 예절을 하나씩 알려주며 미스 해비셤의 과거를 들려줍니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지만,
이복오빠는 그녀 때문에 아버지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는 원한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남자가 나타나 그녀에게 구애했고,
거액의 돈을 받아 챙긴 뒤 결혼식 당일 모습을 감췄습니다.
그 소식이 전해진 시각은 9시 20분 전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핍은 새티스 하우스에서 보았던 멈춘 시계들을 떠올립니다.
허버트는 에스텔라 역시 해비셤의 친딸이 아니라 입양된 아이라는 사실도 무심히 덧붙입니다.
이 이야기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과거를 설명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해비셤이 왜 기괴한 삶을 살게 되었는지,
그리고 왜 어린아이들의 마음마저 자신의 상처를 위한 도구처럼 이용하게 되었는지를 이해하게 만드는 열쇠이기 때문입니다.
상처 입은 사람이 자신의 상처를 또 다른 사람에게 되물리는 것.
디킨스가 이 작품에서 끊임없이 되새기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신사가 되어가는 핍, 조금씩 옅어지는 것
허버트의 아버지 매슈 포켓은 핍의 정식 교사가 되어 말투와 독서, 예절을 차근차근 가르칩니다.
넉넉한 생활비는 좋은 옷과 근사한 식사, 연극 관람과 산책으로 이어지고,
핍의 씀씀이는 자연스레 커져갑니다.
겉으로만 보면 그는 어느새 제법 신사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서는 전혀 다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고향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대장간은 까마득히 먼 세상처럼 느껴졌고,
밤이 되면 이유를 알 수 없는 공허함이 찾아왔습니다.
무언가를 얻을수록 또 다른 무언가를 조금씩 잃어가고 있다는 막연한 느낌이었습니다.
핍은 아직 그것이 무엇인지 스스로도 설명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 느낌의 정체를 마주할 순간이 머지않아 찾아옵니다.
조가 런던으로 찾아오겠다는 편지가 도착한 것입니다.
5화에서는 핍이 가장 반갑지 않은 반가운 손님을 맞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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