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걷힌 후 — 위대한 유산 줄거리 10화 (결말)
- Zipyears
- 05 Jul, 2026
판결을 기다리며
매그위치는 재판을 앞두고 감옥에서 점점 쇠약해집니다.
부러진 갈비뼈와 다친 폐 때문에 숨쉬기조차 힘들었고,
핍은 허락된 짧은 면회 시간마다 그의 곁을 지킵니다.
재판이 열린 날, 서른두 명의 죄수가 한 줄로 서서 함께 사형을 선고받습니다.
매그위치는 이미 하늘의 심판을 받은 몸이라며 법원의 판결도 담담히 받아들입니다.
법정을 나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핍은 그의 손을 놓지 않습니다.
마지막 열흘
병사에서 보낸 마지막 며칠 동안 매그위치는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합니다.
두 사람은 손을 맞잡는 것으로 마음을 전합니다.
핍은 그에게 오래전 잃어버렸다고 믿었던 아이가 살아 있으며,
좋은 사람들 곁에서 아름답게 자랐고,
그리고 자신은 지금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 말은 매그위치가 마지막으로 들은 이야기가 됩니다.
그는 힘겹게 핍의 손을 들어 입을 맞춘 뒤, 조용히 눈을 감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순간만큼은 단 한 번도 그의 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매그위치 역시 끝내 딸의 얼굴은 알지 못했지만,
그녀가 행복하게 살아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지막 위안을 얻습니다.
무너진 뒤 찾아온 사람
매그위치가 세상을 떠나자 그의 재산은 모두 국가에 몰수되고, 핍에게는 빚만 남습니다.
긴장이 풀린 핍은 고열에 쓰러져 며칠 동안 의식을 잃습니다.
그를 지킨 사람은 조였습니다.
소식을 들은 비디가 곧장 조를 런던으로 보냈고,
조는 병간호를 하며 채권자들에게 빚도 모두 갚아줍니다.
핍이 회복될수록 조는 오히려 조금씩 거리를 둡니다.
핍이 다 나으면 자신과 함께 있는 것을 불편해할지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핍은 그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편지 한 장
걸을 수 있을 만큼 회복된 날, 핍은 조가 아무 말 없이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식탁 위에는 짧은 편지와 함께 빚을 모두 갚았다는 영수증이 놓여 있었습니다.
핍은 편지를 손에 쥔 채 오래 서 있다가, 이제라도 진심을 전하기 위해 고향으로 향합니다.
대장간의 결혼식
고향에 도착한 핍이 마주한 것은 문이 닫힌 대장간이었습니다.
그날은 조와 비디의 결혼식 날이었습니다.
두 사람을 만난 핍은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합니다.
비디와 새로운 삶을 꿈꾸던 마음은 말 한마디 꺼내지 못한 채 사라집니다.
그날 밤 그는 미스 해비셤이 자신이 병석에 누워 있던 무렵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도 전해 듣습니다.
11년의 시간
핍은 영국을 떠나 허버트가 있는 해외 지사에서 사무원으로 일하기 시작해 훗날 동업자가 됩니다.
성실하게 일하며 빚을 모두 갚고, 조와 비디에게도 꾸준히 편지를 보냅니다.
그렇게 11년이 흐른 어느 겨울, 고향으로 돌아온 핍은 조와 비디의 어린 아들을 만납니다.
아이의 이름은 핍이었습니다.
폐허에서 다시 만난 사람

그날 저녁 핍은 홀로 새티스 하우스의 옛터를 찾아갑니다.
저택도 양조장도 모두 사라진 그곳에서 한 여인과 마주칩니다.
에스텔라였습니다.
잔혹한 결혼 생활 끝에 남편과 사별한 그녀는,
곧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갈 이곳에 마지막 인사를 하러 왔다고 말합니다.
두 사람은 폐허의 벤치에 나란히 앉아 지난 시간을 돌아봅니다.
에스텔라는 고통을 겪은 끝에 비로소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합니다.
핍은 조용히 그녀의 말을 듣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언제나 자신의 마음속에 있었다고 조용히 답합니다.
두 사람은 함께 폐허를 걸어 나옵니다.
안개가 걷히고 달빛이 옛 정원을 비춥니다.
오랫동안 두 사람을 갈라놓았던 그림자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 권의 이야기는 끝났지만, 오래 남는 것은 결국 사람의 마음이었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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