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8화

그해 여름의 마지막 아침, 찬란했던 꿈의 비극적 종말 — 위대한 개츠비 줄거리 8화

그해 여름의 마지막 아침, 찬란했던 꿈의 비극적 종말 — 위대한 개츠비 줄거리 8화

8화. 그해 여름의 마지막 아침 그날 밤 나는 한숨도 못 잤다. 해협 위로 무적 소리가 끊임없이 울렸고, 나는 기괴한 현실과 사납고 무서운 꿈 사이를 반쯤 앓듯이 오갔다. 새벽녘, 개츠비의 진입로로 택시 한 대가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침대에서 뛰쳐나와 옷을 입기 시작했다.그에게 경고할 일이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아침까지 미루면 늦을 것 같았다. 잔디밭을 가로질러 가보니 현관문은 아직 열려 있었고, 그는 낙담인지 졸음인지 모를 무게로 홀의 탁자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아무 일도 없었어." 그가 힘없이 말했다."기다렸는데, 네 시쯤 그 애가 창가에 와서 잠깐 서 있다가 불을 껐어." 담배를 찾아 그 커다란 방들을 함께 뒤지던 그날 밤, 그의 집은 그 어느 때보다 거대하게 느껴졌다.낯선 탁자 위에서 시가 상자를 발견했는데, 안에는 말라비틀어진 시가 두 개비뿐이었다.프랑스식 창문을 활짝 열고, 우리는 담배를 피우며 어둠을 향해 앉아 있었다. "떠나는 게 좋겠어." 내가 말했다. "차는 분명히 추적당할 거야." "지금 떠나라고, 형씨?" "애틀랜틱시티로 일주일쯤, 아니면 몬트리올로." 그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데이지가 어떻게 할지 알기 전까지는 그녀 곁을 떠날 수 없었다.그는 마지막 희망 하나를 붙들고 있었고, 나는 차마 그걸 뿌리쳐 뗄 수 없었다. 그날 밤 개츠비는 댄 코디와 함께한 젊은 시절의 기이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제이 개츠비"라는 존재가 톰의 냉혹함 앞에서 유리처럼 깨져버렸고, 오랫동안 감춰온 화려한 자기 연출이 막을 내렸기 때문이었다.이제 그는 무엇이든 숨김없이 털어놓을 수 있었지만,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는 데이지에 관한 것뿐이었다. 데이지는 그가 처음 알게 된 "좋은 집안"의 여자였다.그 집을 숨 막힐 만큼 강렬하게 만든 건 데이지가 거기 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그에게는 진영의 텐트만큼이나 대단한 일이었지만, 그녀에게는 그저 일상이었을 뿐.이미 많은 남자가 데이지를 사랑했다는 사실조차 그의 눈엔 그녀의 가치를 더 높이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데이지의 집에 있는 건 순전한 우연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지금 그는 과거도 없는 무일푼의 청년, 언제 벗겨질지 모르는 군복 한 벌을 걸친 존재였다.그래서 그는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했다.손에 넣을 수 있는 걸 게걸스럽게, 거리낌 없이 취했다.그리고 마침내, 고요한 10월의 어느 밤 데이지를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정말로 그럴 자격이 없었기 때문에 자신을 경멸할 만도 했다. 그래서 그는 의도적으로 데이지에게 안정감을 심어주었다.자신이 그녀와 비슷한 계층 출신이며, 실제로는 그럴 만한 여력이 전혀 없었는데도 그녀를 온전히 돌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게 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경멸하지 않았고, 상황도 그가 상상한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어느새 그는 성배를 좇는 일에 스스로를 던져 넣어버렸다.데이지가 비범한 존재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좋은 집안"의 여자가 얼마나 비범할 수 있는지는 미처 몰랐다.그녀는 자신의 부유하고 충만한 삶으로 사라져버렸고, 개츠비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그녀와 결혼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게 전부였다. "내가 그 애를 사랑한다는 걸 깨닫고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형씨.한동안은 그 애가 나를 차버리기를 바라기도 했어.그런데 안 그러더라고, 그 애도 나를 사랑하고 있었으니까.그러다 어느 순간, 갑자기 상관없어졌어.위대한 일을 하는 게 무슨 소용이야,앞으로 뭘 할지 그 애한테 말해주는 게 더 즐거운데." 전쟁에서 그는 남달리 잘 해냈다.아르곤 전투 이후 소령으로 진급해 사단 기관총 부대를 지휘했다.휴전 이후 필사적으로 귀국하려 했지만, 어떤 착오로 대신 옥스퍼드로 보내졌다. 데이지의 편지에는 초조하고 절망적인 기색이 짙어졌다. 데이지는 젊었고, 그녀의 세계는 난초 향기와 유쾌한 속물근성으로 가득했다.그러면서도 그녀 안의 무언가는 사랑이든 돈이든,눈앞에 닿는 확실한 무언가에 의해 지금 당장 자신의 인생이 정해지기를 갈구했다. 그 갈망은 그해 봄 한가운데, 톰 뷰캐넌의 등장과 함께 형태를 갖췄다.그의 존재와 지위에는 건강한 무게감이 있었고, 데이지는 그것에 우쭐했다.그 소식이 담긴 편지가 아직 옥스퍼드에 있던 개츠비에게 도착했다. 이제 롱아일랜드에는 새벽이 밝아오고 있었다.우리는 아래층 나머지 창문들을 열어 잿빛에서 금빛으로 바뀌어가는 빛으로 집을 채웠다. "나는 그 애가 그를 정말 사랑했다고 생각 안 해." 개츠비가 창가에서 돌아서며 나를 도전적으로 바라보았다."오늘 오후 그 애가 몹시 흥분해 있었다는 걸 기억해줘야 해.그가 나를 무슨 싸구려 사기꾼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으로 겁을 준 거야." 그는 침울하게 자리에 앉았다. "물론 처음 결혼했을 무렵엔 잠깐 그를 사랑했을 수도 있어. 하지만 그때도 나를 더 사랑했을 거야, 알겠지?" "어쨌든," 그가 문득 기묘하게 덧붙였다. "그건 그냥 개인적인 문제였어." 그가 이 일을 얼마나 강렬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짐작해볼 뿐이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아홉 시쯤 우리는 포치로 나갔다.밤사이 날씨가 확 바뀌어 공기에 가을 냄새가 배어 있었다.개츠비의 예전 하인 중 마지막으로 남은 정원사가 계단 아래로 다가왔다. "오늘 수영장 물을 빼려고요, 개츠비 씨. 곧 낙엽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배관에 문제가 자주 생겨서요." "오늘은 하지 마." 개츠비가 답했다. 그러고는 미안한 표정으로 나를 돌아봤다."있잖아, 형씨, 나는 여름 내내 저 수영장을 한 번도 쓴 적이 없어." 시계를 보니 기차 시간이었다.도시로 가고 싶지 않았다.그보다는 개츠비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그 기차를, 그리고 다음 기차마저 놓치고서야 겨우 몸을 일으켰다. "내가 전화할게." 마침내 내가 말했다. "그래, 형씨." 한편 재의 계곡, 밤새 조지 윌슨을 지켜보던 마이클리스는 그가 조금씩 이상해지는 걸 느꼈다."그럼 그 남자가 그 애를 죽인 거야." 윌슨이 불쑥 말했다.마이클리스는 사고였다고 다독였지만 윌슨은 고개를 저었다."나는 알아. 그 차에 탄 남자였어. 그 애가 뭔가 말하려고 뛰쳐나갔는데, 그 남자가 멈추지 않은 거야." 새벽 다섯 시쯤, 창밖이 푸르스름해지자 윌슨은 오래 침묵하다 중얼거렸다."내가 그 애한테 말했어. 나는 속여도 신은 못 속인다고." 그는 뒤쪽 창문으로 걸어가 얼굴을 유리에 바짝 대었다.그가 바라보고 있던 건, 흩어져가는 밤사이로 막 떠오른 에클버그 박사의 창백하고 거대한 눈이었다. "신은 모든 걸 보고 계셔." 윌슨이 되뇌었다."저건 광고판이에요." 마이클리스가 알려주었지만,윌슨은 한참을 그 유리창에 얼굴을 댄 채 어스름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밤새 함께 있어주던 다른 이웃이 돌아오자 마이클리스는 집에 돌아가 잠들었다.네 시간 뒤 서둘러 정비소로 돌아왔을 때, 윌슨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의 발걸음은 나중에 포트 루스벨트를 거쳐 개즈힐까지 추적되었다.그 뒤 세 시간 동안 행적은 사라졌다.오후 두 시 반, 그는 웨스트에그에 이르러 누군가에게 개츠비의 집으로 가는 길을 물었다.그러니까 그 시점에 그는 이미 개츠비라는 이름을 알고 있었다. 두 시, 개츠비는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집사에게 전화가 오면 수영장으로 소식을 전해달라고 일러두었다.여름 내내 손님들을 즐겁게 해준 공기 매트리스를 가지러 차고에 들렀고, 운전기사가 바람을 넣는 걸 도왔다.그러고는 어떤 경우에도 오픈카는 밖으로 몰지 말라고 지시했다.앞바퀴 오른쪽 펜더 수리가 필요한 것도 아니었는데, 이상한 지시였다. 개츠비는 매트리스를 어깨에 메고 수영장으로 향했다.운전기사가 도와줄지 물었지만 고개를 저었다.그는 곧 노랗게 물든 나무들 사이로 사라졌다. 전화는 오지 않았다.집사는 잠도 자지 않고 네 시까지 기다렸다.혹시 그 소식이 온다 해도 전할 사람이 더는 없을 만큼 오래 기다렸다.개츠비 자신도 그 전화가 오리라 믿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더는 신경 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그게 사실이라면 그는 이미 저 따뜻했던 옛 세계를 잃었고, 하나의 꿈과 너무 오래 함께 산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걸 느꼈을 것이다.낯설어진 하늘을 겁먹은 이파리들 사이로 올려다보며 장미라는 게 얼마나 기괴한 것인지,갓 돋아난 잔디 위 햇빛이 얼마나 날카로운지 새삼 깨달으며 몸을 떨었을 것이다.물질만 있을 뿐 현실감은 없는 새로운 세계, 가엾은 유령들이 공기처럼 꿈을 들이마시며 정처 없이 떠도는 세계.형체 없는 나무들 사이로 자신을 향해 미끄러져 오는 저 잿빛의 기묘한 형체처럼. 울프심의 부하 중 하나였던 운전기사가 총소리를 들었다.나중에 그는 그 소리를 딱히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만 말했다. 나는 역에서 곧장 개츠비의 집으로 차를 몰았고, 서둘러 현관 계단을 오르는 내 모습이 다른 사람들을 처음으로 불안하게 만든 신호였다.운전기사와 집사와 정원사, 그리고 나까지 넷은 서둘러 수영장으로 내려갔다.수영장 물은 한쪽 끝에서 새로 흘러든 물살이 배수구 쪽으로 밀려가며 희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파도의 그림자라고도 할 수 없는 잔물결과 함께, 무언가를 실은 매트리스가 수영장을 불규칙하게 떠다녔다.낙엽 무더기가 스치자 매트리스는 천천히 회전하며, 컴퍼스의 다리처럼 물 위에 가는 붉은 원 하나를 그렸다. 우리가 개츠비를 데리고 집 쪽으로 향하기 시작했을 때, 정원사가 조금 떨어진 잔디밭에서 윌슨의 시신을 발견했다.그렇게 이 참사는 그것으로 끝이 났다. ☕ 오랜 꿈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쓸쓸함과 여운, 향기로운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드립백 커피 한 잔과 함께 깊어지는 고전의 매력을 음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