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의지

노인과 바다 줄거리 4화: 마침내 드러난 거대한 몸

노인과 바다 줄거리 4화: 마침내 드러난 거대한 몸

낚싯줄이 천천히 위를 향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올라온다. 손아, 제발 올라와다오." 노인이 말했습니다. 마침내 배 앞쪽 바다가 불쑥 솟구치더니 물고기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자줏빛 머리와 등, 연한 라벤더색 줄무늬가 햇빛 속에서 눈부시게 빛났고, 야구 방망이만큼 긴 검이 물 밖으로 완전히 드러났습니다. 배보다 2피트는 더 긴 몸이었습니다. 물고기는 다이빙 선수처럼 매끄럽게 다시 물속으로 사라졌고, 그 순간 낚싯줄이 다시 빠르게 풀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사흘 가까이 이어진 씨름 끝에 처음 마주한 상대의 실체는, 노인의 상상보다도 훨씬 크고 위엄이 있었습니다. 해가 저물 무렵 노인은 오래전 일을 떠올리며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습니다. 카사블랑카의 어느 술집에서 시엔푸에고스 출신의 힘센 남자와 팔씨름을 벌인 적이 있었습니다. 하루 낮 하루 밤을 꼬박 버틴 끝에 상대의 손을 눕히고 승리를 거두었고, 그날 이후 사람들은 그를 "챔피언"이라 불렀습니다. 그날의 승부를 떠올리는 건, 지금 이 싸움 역시 끝까지 버티는 쪽이 이긴다는 걸 스스로에게 되새기려는 몸짓이었습니다. 날이 저물기 직전, 노란 사르가소 해초 지대를 지나던 배의 작은 줄에 만새기 한 마리가 걸렸습니다. 노인은 오른손으로 큰 낚싯줄을 붙든 채 왼손으로 만새기를 끌어올려 머리를 쳐 기절시켰습니다. 큰 물고기는 겉으로는 변함없어 보였지만 손끝에 전해지는 속도로 그는 상대가 조금씩 지쳐가고 있음을 알아챘습니다.별이 하나둘 떠오르자 노인은 그 물고기를 향해 말을 건넸습니다. 이런 물고기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면서도, 자신은 결국 그를 죽여야 한다고 되뇌었습니다. 별을 죽이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게 다행이라는 그의 혼잣말에는 상대를 존중하면서도 끝내 이겨야 하는 어부의 운명이 담겨 있었습니다.밤이 깊어지자 노인은 오른손에 온 체중을 실은 채 뱃머리에 기대어 잠이 들었습니다. 짝짓기 철을 맞은 거대한 돌고래 떼가 나오는 꿈, 마을의 침대에서 추위에 떠는 꿈을 지나, 마침내 노란 해변으로 사자들이 내려오는 꿈에 이르렀습니다. 뱃머리에 턱을 괴고 더 많은 사자가 나타나길 기다리며 행복해하던 그 꿈은, 젊은 시절 아프리카 해안을 오갔던 노인의 기억 속 가장 평화로운 풍경이었습니다. 달이 높이 떠 있을 때도 그는 계속 잠들어 있었고, 물고기는 여전히 꾸준히 배를 끌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오른쪽 주먹이 자신의 얼굴을 때리는 충격과 함께 낚싯줄이 손바닥을 태우듯 미끄러져 나가는 느낌에 깨어났습니다. 왼손엔 감각이 없었지만 오른손으로 제동을 걸었고, 곧 양손 모두 낚싯줄이 파고드는 통증을 견뎌야 했습니다. 그 순간 물고기가 바다를 가르며 몇 번이고 뛰어올랐습니다. "소년이 있었으면." 그는 생각했습니다. 도약이 배고픔 때문인지 밤중에 놀란 탓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 갑작스러운 몸부림은 지금까지 침착하던 상대의 낯선 얼굴이었습니다. 줄이 더디게 풀려나가기 시작하자, 노인은 이제 곧 물고기가 원을 그릴 거라 짐작했습니다. 그는 얼굴에 묻은 만새기 살점을 바닷물로 씻어내고, 오른손도 담가 첫 새벽빛이 밝아오는 걸 지켜보았습니다. 손을 꺼내 살펴본 그는 "나쁘지 않다"며 고통은 사내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스스로에게 일렀습니다. 정신이 흐릿해지는 걸 느끼며 남은 날치 한 마리를 뼈까지 꼼꼼히 씹어 삼켰습니다. 바다로 나온 지 사흘째 아침, 물고기는 마침내 원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이틀 밤낮을 버텨온 끝에, 진짜 승부가 눈앞으로 다가온 순간이었습니다. 5화에서는 낚싯줄이 미세하게 느슨해지는 찰나를 포착한 노인의 진짜 승부가 펼쳐집니다. 🍵 고전의 여운을 향기로운 차 한 잔과 함께,런던프룻앤허브 티 컬렉션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