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코상어
- Zipyears
- 08 Jul, 2026
노인과 바다 줄거리 5화: 작살, 그리고 첫 번째 상어
물고기는 큰 원을 그리며 서서히 돌기 시작했습니다. 줄이 따라오지 않을 때마다 그는 버텼고, 다시 풀려나가면 그대로 내주기를 반복했습니다. 두 시간이 지나자 온몸이 땀에 젖고 뼛속까지 지쳤지만, 원은 점점 짧아지고 있었습니다. 눈앞에 검은 점이 아른거리고 두 차례나 어지러움을 느꼈지만, 그는 이런 물고기 하나에게 지고 죽을 수는 없다며 신에게 힘을 청했습니다. 주기도문과 성모송을 각각 백 번씩 바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은 기도조차 끝까지 외울 수 없을 만큼 그의 몸은 한계에 다다라 있었습니다. 세 번째 원을 그릴 때, 노인은 처음으로 물고기의 전체 모습을 보았습니다. 배 밑을 지나가는 데 오래 걸릴 만큼 커서, 그 길이를 도무지 믿을 수 없었습니다. 연한 라벤더빛 꼬리가 낫보다 높이 솟아올랐고, 거대한 자줏빛 줄무늬 몸통과 그 주위를 헤엄치는 회색 빨판상어 두 마리도 보였습니다. 사흘 만에 처음 마주한 그 모습 앞에서 노인은 두려움보다 경외를 느꼈습니다. 그는 머리가 아니라 심장을 노려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되뇌며 여러 차례 줄을 끌어당겼습니다. 물고기는 그때마다 옆으로 살짝 기울다가도 다시 몸을 바로 세우고 헤엄쳐 갔습니다. "물고기야, 너는 어차피 죽어야 해. 나까지 죽여야겠니?" 노인이 말했습니다. 실패가 거듭될수록 그는 상대를 향한 원망보다 존경에 가까운 마음을 품었습니다. "너처럼 위대하고 아름답고 침착한 존재는 본 적이 없다, 형제여." 몇 번의 시도가 더 이어지고 손은 이미 뭉개질 대로 뭉개진 채였습니다. 그는 남은 힘과 마지막 자존심까지 모두 끌어모아 마지막으로 물고기를 끌어당겼습니다. 마침내 물고기가 옆으로 완전히 기울며 뱃전 가까이 미끄러져 들어왔고, 노인은 작살을 높이 들어 가슴지느러미 뒤쪽을 향해 온 힘을 다해 내리꽂았습니다. 물고기는 마지막 힘을 다해 물 위로 높이 솟아올랐다가 물속으로 떨어지며 배 전체에 물보라를 흩뿌렸습니다. 물보라가 가라앉자, 물고기는 은빛 배를 드러낸 채 뒤집혀 떠 있었고 심장에서 흘러나온 피가 바다를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나는 지친 늙은이다." 노인이 뱃머리 나무에 대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이 물고기를, 나의 형제를 죽였고 이제 남은 일을 해야 해." 그는 아가미로 로프를 통과시켜 주둥이와 꼬리를 뱃전에 단단히 묶었습니다.물고기는 원래의 자줏빛에서 은빛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1,500파운드는 거뜬히 넘을 물고기를 보며, 노인은 오늘만큼은 위대한 디마지오도 자신을 자랑스러워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돛을 올려 남서쪽으로 뱃머리를 돌렸습니다. 손과 등의 감각을 통해서만 이 모든 일이 꿈이 아니라는 걸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승리는 아직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한 시간 뒤, 첫 번째 상어가 물고기를 덮쳤습니다. 검은 피 냄새를 감지하고 깊은 곳에서 곧장 솟아오른 거대한 마코상어였습니다. 등은 청새치처럼 짙은 청색이었고, 안으로 휘어진 이빨은 갈고리처럼 안으로 휘어 면도날같이 날카로웠습니다. 노인은 상어가 벌린 입과 딸깍거리는 이빨을 향해, 뇌가 있는 자리를 겨냥해 온 힘을 다해 작살을 내리꽂았습니다. 상어는 이미 죽었으면서도 로프를 몸에 두 바퀴나 휘감으며 요동쳤고, 결국 로프가 끊어지며 작살과 함께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습니다. "저놈이 40파운드쯤 뜯어갔군." 노인이 말했습니다. 작살도 로프도 잃었고, 물고기는 다시 피를 흘리기 시작했으니 다른 상어들이 몰려올 것이 분명했습니다. 물어뜯긴 물고기를 바라보는 일은, 마치 자신의 살이 뜯겨나가는 것처럼 괴로웠습니다. 그는 자신이 본 것 중 가장 큰 상어를 죽였다는 사실만은 스스로에게 되새겼습니다. "인간은 패배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어. 인간은 파괴될 순 있어도 패배하지는 않아." 그가 말했습니다. 그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노인이 이 고독한 대결 끝에 무엇을 마주하게 될지 마지막 화에서 확인해 보세요. ☕ 8가지 깊은 풍미, 일킬로 드립백 커피 보기